KPI뉴스 - '초심' 잃고 투기자산된 가상화폐…퍼블릭 블록체인 구현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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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잃고 투기자산된 가상화폐…퍼블릭 블록체인 구현은 언제?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1-12-31 15:46:35
투자자들, 거래소·은행 통한 매매차익에만 관심…'탈중앙화' 흥미 잃어
로커스체인, 탈중앙화·속도·낮은 비용 겸비해 퍼블릭 블록체인 추구
"내년말쯤 로커스체인 개발 완료 시 블록체인의 새 지평 열 것"
'산타 랠리'는 없었다. 10만 달러를 터치하기는커녕 5만 달러가 무너졌다. 비트코인 얘기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을 중계하는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28일 오후 5만 달러 선이 무너져 "연내 10만 달러" 전망을 무색케 했다. 

이후 사흘이 지나도록 비트코인은 5만 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31일 오후 1시 기준 4만7210달러를 기록 중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28일 오후 6000만 원선이 무너진 뒤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거래 가격은 5738만 원이다. 

▲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연내 10만 달러" 전망이 무색해졌다. 모두의 관심은 비트코인 시세에만 쏠릴 뿐, 애초의 목적이었던 '탈중앙화'는 잊힌 듯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미래 전망은 엇갈린다. 캐리 알렉산더 서식스대학 금융학과 교수는 "내년에는 비트코인이 1만 달러까지 고꾸라져 지난 1년 반 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명 가상화폐 애널리스트 데이브 더 웨이브는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로 2만500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매니징 파트너 톰 리는 긍정적인 관점을 놓지 않았다. 그는 "비트코인은 죽지 않았다"며 "결국 10만 달러 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타까운 점은 다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시세에만 신경 쓸 뿐, 애초에 가상화폐가 왜 만들어졌는지는 어느새 관심사에서 멀어졌다는 점이다.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는 '탈중앙화'를 외치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최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만들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중앙은행의 유동성 남발로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아예 중앙의 통제가 없는 화폐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중앙은행의 통제와 규제 없이 여러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하며 자율적으로 시세가 정해지는 세상. 블록체인 기술로 구현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이 그것을 가능케 해줄 거라고 기대됐다. 

하지만 그 '꿈'은 잊혀진지 오래다. 작금의 가상화폐는 거꾸로 중앙화된 거래소와 은행에 의존하는, 단지 투기자산으로 전락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조차 탈중앙화나 화폐로서의 효용에는 흥미를 나타내지 않고 있으며, 오직 내가 소유한 비트코인을 누군가가 더 비싸게 사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초심'은 왜 사라졌을까. 문영배 디지털금융연구소장은 "탈중앙화와 속도를 겸비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은행, 카드사 등 중앙화된 시스템 하에서는 거래가 매우 빠르게 이뤄진다. 중앙의 인증만으로 충분하기에 카드 결제, 은행 송금 등이 단 몇 초면 처리된다. 

하지만 탈중앙화된 시스템에서는 모든 참여자들이 해당 거래를 인증해줘야 하기에 속도가 매우 느릴 수밖에 없다. 이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문 소장의 지적이다. 

김태경 부산블록체인산업협회 이사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투자가 필수적인데, 그러려면 수익을 내야 한다"며 "때문에 당장 수익이 나는 분야인 가상화폐 매매로 투자가 쏠린 영향도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제대로 된 퍼블릭 블록체인을 구현, 꿈의 세상을 만들려면 탈중앙화와 속도를 겸비해야 한다. 

몇 가지 시도는 있었다. 어떤 플랫폼은 참여하는 노드의 수를 제한해서 속도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노드 참여 제한은 이미 퍼블릭 블록체인이라 보기 어렵다. 모두가 노드가 될 수 있어야 진정한 퍼블릭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업계에서는 새로운 대안으로 방향성 비순환 그래프(DAG·Directed Acyclic Graph)에 주목하고 있다. 

문 소장은 DAG에 대해 "종이 안에 수북한 점을 연필 하나로 연결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그리는 연필을 여러 개로 늘리면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DAG 기술을 구현한 플랫폼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솔라나다. 솔라나는 31일 오후 1시 현재 시가총액 879억 달러로 가상화폐 중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솔라나 역시 진정한 퍼블릭 블록체인이라기에는 몇 가지 약점이 있다. 우선 디도스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 지난 9월 중순경 네트워크가 18시간이나 다운되는 사고를 겪었다.  

노드 운용 비용이 너무 비싼 것도 흠이다. 솔라나의 노드가 되려면, 다른 플랫폼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하드웨어 성능을 갖춰야 하며, 주기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문 소장은 "현재로서는 국내 스타트업 블룸테크놀로지가 개발 중인 로커스체인이 진정한 의미의 퍼블릭 블록체인에 가장 가깝다"고 강조했다. 로커스체인은 DAG 기술을 활용, 탈중앙화를 유지하면서도 처리속도는 카드 결제 수준까지 올렸다. 

특히 노드 운용 비용이 매우 적어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로커스체인은 평범한 노트북이나 휴대폰, 소형 공유기로도 노드 운용이 가능하며, 전력 사용량은 5W 수준에 불과하다.  

문 소장은 "로커스체인의 개발이 완료되면, 블록체인에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수한 블룸테크놀로지 부사장은 "로커스체인 '1.0 버전'의 개발은 새해 1월 끝날 예정이고, '2.0 버전'도 2022년 중 오픈할 예정"이라며 "지금까지는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구현 등 블록체인 기술의 발달은 단지 금융시장뿐 아니라 다채로운 부문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 이사장은 "이미 에르메스, 샤넬 등 명품업체들은 진품 판별에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술 발전에 따라 블록체인은 선거, 보안,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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