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오늘의 독거청년, 미래의 독거노인 되나…2030 잿빛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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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거청년, 미래의 독거노인 되나…2030 잿빛 리포트

조성아
기사승인 : 2021-12-15 14:54:27
"불안한 현재, 불투명한 미래"…2030 자화상
"취미도 연애도 포기…그저 하루하루 살 뿐"
코로나 블루, 레드, 블랙…심리적 불안감 커져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A(32) 씨는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60만 원짜리 오피스텔에 혼자 살고 있다. 한 달 수입은 200만 원 정도. 그 중 월세 등 고정 지출로 나가는 비용만 130만 원이 넘는다. 코로나19로 지인들의 결혼 소식이 줄어든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60만 원짜리 오피스텔에 혼자 살고 있는 A(32) 씨가 설거지를 하고 있다. [A 씨 제공]

어쩌다 청첩장을 받게 되면 축의금은 얼마를 해야 할지 고민부터 된다. 취미나 여가활동은 접은 지 오래다. 연애도 하고는 싶지만 시간도 돈도 없다. 결혼은 거의 포기 상태다. 가장 큰 이유는 집을 언제 구할 수 있을지 막막해서다. A 씨는 "코로나 때문에 연애하기가 더 힘들어진 것도 있지만, 결혼 계획을 세우기 힘들다 보니 아예 연애를 접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의정부에서 계약직 수영강사로 일하고 있는 B(37) 씨.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 불규칙적 스케줄로 매일 4~5개의 수영강습을 하며 시간당 돈을 받고 있다. 코로나로 상황이 어려워진 수영장 대다수가 정규직을 뽑지 않고 있다고 한다. 수영장 근처 원룸에 살고 있는 B 씨는 23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아 130만 원을 꼬박 저축하고 있다. 남은 100만 원 가량으로 월세 55만 원과 생활비를 충당한다. 

20대부터 10년 넘게 꾸준히 저축하면서 가끔 주식 투자도 해봤지만 통장 잔고는 크게 늘지 않았다. "비트코인 열풍이 불면서 친구들이 같이 하자고 했지만 모은 돈도 많지 않은 데다 너무 위험해 보여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너무 후회하고 있다"는 B 씨는 "젊은 세대들이 주식이나 비트코인으로 돈 벌겠다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1인 가구, 독거 청년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10년 41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3.9%였던 1인 가구는 지난해 664만3000가구로 전체의 31.7%를 차지했고 그중에서 20대(19.1%)와 30대(16.8%)가 1인 가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A, B 씨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이제 한국 사회 곳곳에서 어렵잖게 만날 수 있는 이들이 됐다. 

1인 가구의 주거 환경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이다. 1인 가구 중 절반은 12.1평 이하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다수 1인 가구가 원룸 규모의 집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팍팍한 현실 속에 사는 2030세대 중엔 일찌감치 혼자 늙어가는 미래를 예상하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앞서의 B 씨는 "독거청년으로 살다가 독거노인으로 살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며 "불투명한 미래와 불안한 현재가 나의 자화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대외활동이 줄어든 탓에 겪게 되는 심리적 변화도 힘든 요인이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코로나 블루(우울감)'를 넘어서 코로나 레드(분노감 등 신경증)', '코로나 블랙(좌절감, 무기력)'을 느끼는 경우도 많아졌다.

30대 학원강사 C 씨는 "코로나로 주기적으로 자주 만나던 친구들을 보지 못해 더 외로운 것 같다"며 "여행이나 문화생활을 할 기회가 줄어들다보니 남자친구와 만나도 짜증이 늘었다. 미래에 대해 얘기하다보면 걱정만 늘어 요즘은 결혼 계획과 같은 이야기는 서로 나누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2030세대들 사이에선 취직에 성공한다고 해도 월급만으로는 부자가 되기 힘들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그래서 취업 준비보다 일찌감치 투자 공부에 열을 올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대학 때부터 자취를 하며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D(29세) 씨는 "대학 때부터 부동산이나 주식 등 투자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 꽤 많다. 직장인보다는 전업 투자자로 살고 싶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한 대학 교수는 "꿈꾸던 직업을 택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넉넉하지 않은 청춘을 보내고 있는 MZ 세대의 또다른 자화상이다. 캠퍼스의 낭만은 이제 과거 드라마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라며 안타까워했다. 

UPI뉴스/ 조성아·김해욱 기자 js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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