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전두환 공과' 발언 역풍 확산…李 '내로남불' 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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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공과' 발언 역풍 확산…李 '내로남불' 낙인?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1-12-14 10:25:39
친문 강병준·진성준 "전두환 공과 발언 불필요했다"
심상정 "이재명 국가관 의심, 윤석열과 단일화하길"
李, 해명·반박으로 일관…말바꾸기·내로남불 비판
"보수표 잡으려다 중도·2030·호남표 잃을 수 있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전두환 공과 공존' 발언에 대한 역풍이 번지고 있다.

무엇보다 당내에서 쓴소리가 이어져 심상치 않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에서 열린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추모식에서 동상에 헌화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강병원 최고위원은 1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후보가) 흑백논리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말했지만 불필요한 말씀을 하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두환씨는 국가장을 거부할 만큼 국민 절대 다수의 역사적 평가가 끝난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강 최고위원의 지적은 이 후보 해명을 겨냥한 것이다. 이 후보는 전날 경북 포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양자택일, 흑백 논란에 지나치게 많이 빠져있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했던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상대 진영은 100% 다 나쁘고 우리 진영은 100% 옳다는 태도가 마땅하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도 했다.

강 최고위원은 "후보가 중도층에 어필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진성준 의원도 전날 KBS 라디오에 나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발언하고는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저 개인적으로는 불필요한 말씀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낸 진 의원과 강 최고위원은 친문 핵심으로 꼽힌다. 두 사람이 친문 그룹의 부정적 기류를 대변한 것으로 읽힌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매우 부적절하다"고 공개 질타했다. 이 의원은 "너무 쉽게 왔다 갔다 말 바꾸는 것"이라며 "지역주의를 부추기거나 이용하려는 것 아닌지, 우려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개탄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날도 '이재명 때리기'를 빼놓지 않았다. 심 후보는 KBS 라디오에서 "국가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얄팍하게 표를 구하는 아주 위험천만한 포퓰리즘"이라고 쏘아붙였다. "권력을 찬탈하고 국민에게 총구를 겨눈 학살자의 공과를 따진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그는 "두 후보(이재명·윤석열)는 차이가 없다. 단일화하시는 것이 국민들 혼란을 줄이는 일"이라고 비꼬았다.

심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전두환을 정치 잘했다고 평가했을 때 '호남을 능멸했다. 석고대죄 하라'고 분명히 말했다"며 "희대의 내로남불에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고 성토했다. 

이 후보는 최근 기본소득·부동산·탈원전 등 핵심 공약·정책에 대한 입장을 잇따라 바꾸고 있다. 국민여론과 실용주의가 명분이다. 불공정 대명사인 '조국 사태'도 수차 사과했다. 반문 정서 진앙인 '내로남불' 이미지를 씻기 위해서다. 정책 차별화와 반성·쇄신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어야 등돌린 중도층을 끌어안을 수 있다는 게 이 후보 판단이다.

그러나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잦은 입장 수정·전환이 말바꾸기로 비치기 때문이다. 이 후보에겐 정직·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져 위협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전두환 공과' 발언 자체는 물론 이 후보 대응도 도마에 오르는 이유다.

이 후보가 "나는 윤 후보와 다르다"며 해명·반박으로 일관하는 건 '내로남불' 이미지를 키울 수 있어서다. 윤 후보는 '전두환 정치 평가' 발언 후 거센 비판에도 사과 없이 버티다가 매를 벌었다. 이 후보도 '마이웨이'를 고집한다면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로선 심 후보가 내로남불 낙인을 찍는 건 경계해야할 대목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윤석열이 하면 나쁜 전두환 찬양, 이재명이 하면 좋은 전두환 찬양"이라고 프레임 씌우기를 시도중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트위터에 쓴 글이 소환된 것도 마찬가지다. 조 전 장관은 윤 후보를 비판했지만 이 후보의 '전두환 발언'엔 입을 다물고 있다. 그는 지난 10월 20일 윤 후보를 히틀러에 비유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히틀러 통치 시기 독일 중공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며 "독일 총리 후보가 '히틀러가 다 잘못했나? 히틀러가 잘한 것도 있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내용이다.

한 정치 전문가는 "'전두환 역풍'으로 자칫 이 후보에게 내로남불 딱지가 붙으면 2030세대,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선거 전략 전체가 흐트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산토끼(보수 표심)를 잡으려다 집토끼(호남 표심)를 잃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후보가 영남을 너무 의식한 탓에 호남에 치명적인 발언을 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며 "전두환 발언으로 이 후보에 대한 호남 표심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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