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용인 기흥구 분구 찬반 갈등 심화…간만 보는 행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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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기흥구 분구 찬반 갈등 심화…간만 보는 행안부

안경환
기사승인 : 2021-11-25 14:46:30
찬성 측 "선택 아닌 필수…대도시로 발전의 첫 단추"
반대 측 "시기상조…주민의견 수렴 등 정당성 확보부터"
일각선 "차기 정부로 분구 문제 떠넘기기 하나" 지적
경기 용인시 기흥구 '분구'가 경기남부지역 새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가 1년 8개월여 간 뒷짐을 지고 있는 사이 지역 주민과 정치권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 용인시 기흥구 분구 계획도. [용인시 제공]

행정안전부의 방관을 놓고 일각에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최종 결정을 차기 정부로 미루자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5일 용인시와 용인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24일 제259회 2차 정례회 2차 본회의를 열어 '기흥구 분구 승인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시 의회가 분구 관련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2017년 12월에 이어 두 번째다. 결의안은 행안부에 전달될 예정이다.

결의안에는 △행안부는 법적·행정적 요건을 갖춘 기흥부 분구를 신속히 승인할 것 △행안부의 조속한 승인과 추후 절차는 시민의 대표인 시 의회가 결정할 수 있도록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결의안은 29명의 의원 가운데 찬성 20명, 반대 6명, 기권 3명으로 통과됐다. 전체 의원의 70% 가까이 찬성한 셈이다.

결의안은 도출됐지만 본회의는 찬반 논란으로 갈등이 심했다. 먼저 반대 측 전자영(민주당·비례) 의원은 "평균 인구 20만 명 이상이면 분구가 가능하나 이는 의무사항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민의견 수렴 등 분구를 위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점을 꼬집었다.

이어 "지난 7월 19일과 21일 열린 설명회에는 각각 주민 5명, 20명만 참여했고, 8월 3~9일 진행된 설문조사는 분구 시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될 수도 있는데, 시가 예산을 축소해 주민의 눈속임을 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진선(민주당·마선거구) 의원도 전 의원과 같은 맥락의 반대 주장을 펼쳤다. 유 의원은 특히 △기흥구 주민의 찬반이 첨예하게 나눠져 있는 점 △시 의회의 찬반 갈등 △기흥구 주민 소통 부족 △1000억 원대의 시민 혈세가 투입돼야 하는 점 등을 강조했다.

▲ 용인시의회 전자영(민주당·비례), 유진선(민주당·마선거구) 의원. [용인시의회 제공]

절반이 넘는 찬성 측 의원들은 기흥구 출범 당시 구성읍과 기흥읍 주민간 합의, 150만 대도시로 성장할 시의 미래 가치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유향금(국민의힘·차선거구) 의원은 "가칭 구성구에 편입될 7개 동은 과거 구성읍에 편입된 지역"이라며 "2005년 구성읍과 기흥읍이 합쳐 기흥구로 출범할 당시 향후 분구가 되면 구성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주민들이 합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는 110만 특례시를 넘어 130만, 150만 대도시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기흥구 분구는 대도시로 발전해 나가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재욱(민주당·자선거구) 의원은 "기흥구 분구는 용인시민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특히 2013년부터 주민과 정치권이 꾸준히 필요성을 제기해 왔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자영업자와 주민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분구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다고 하는 것은 바로 앞에 놓인 상황만을 보고 용인시의 미래는 살피지 않는 생각"이라며 "(기흥구) 분구 문제가 더 이상 지역발전에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용인시의회 유향금(국민의힘·차선거구), 황재욱(민주당·자선거구) 의원. [용인시의회 제공]

이날 시 의회 본회의 장에서는 의원들의 찬반 토론에 앞서 방청석에 앉아 있던 한 시민이 '분구 반대'를 외치다 청원 경찰에 의해 퇴장당하기도 했다.

앞서 제259회 2차 정례회가 시작된 지난 22일에는 시청 앞에서 기흥구 주민들이 분구 찬반 양측으로 나눠 동시에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이미 찬반으로 나뉘어 각각 비상대책위를 꾸리는 등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또 지난달 19일에는 찬성 측 시 의원들이 행안부를 찾아 분구 승인을 촉구했고, 같은 달 25일에는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시 의원들이 행안부를 방문했다. 이들은 지난 8월에도 잇따라 행안부를 찾아 자신들의 입장을 주장한 바 있다.

수수방관하는 행안부…1년 8개월째

이 때문에 승인 권한을 가진 행안부가 승인 건의 1년 8개월째 검토 기조만 고수하면서 지역 내 혼란을 방조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시는 2019년 관련 용역을 마치고 이듬해 2월 경기도에 기흥구 분구에 관한 기본계획서와 실태조사서를 제출했다. 도는 한 달간 검토를 거친 뒤 지난해 3월 행안부에 분구 승인을 건의했다.

분구 승인이 장기 답보 상태에 빠진 사이 정치적 이권을 배경으로 주민들 간 찬반으로 나뉘어 각각 비대위를 결성하고 연일 분구 촉구와 분구 반대를 호소, 갈등이 극심해졌다. 정치적 이권은 분구 후 가칭 '구성구'에 플랫폼시티와 뉴스테이 등이 예정돼 인구가 증가하는 반면, 기존 기흥구는 오히려 인구가 감소해 벌어지게 될 정치적 이해 관계다.

여기에 기존 기흥구 주민들은 자치구별 불균형으로 복지나 기반시설(학교 등) 투자에 상대적 불이익이 오거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행안부 관계자는 "주민·정치권 의견이 나뉜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는 있으나 분구 결정에 대해 어떠한 답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여전히 방관 자세를 취했다.

갈등 심화 속 분구 승인이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일각에선 행안부가 최종 승인을 차기 정부로 미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용인시의 한 관계자는 "시 의회에서 분구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기는 했으나 찬반 이견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승인 여부가 자칫 차기 정부로 미뤄지면 다음 기회가 언제 올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시는 현재의 3개 행정구를 4개로 나누는 마지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처인구·수지구·기흥구 가운데 기흥구를 2개로 쪼개 4개 구로 만드는 작업이다.

2005년 기흥읍과 구성읍이 통합된 기흥구 인구가 44만 명을 넘긴 데다 플랫폼시티와 경찰대 및 법무연수원 부지에 추진 중인 뉴스테이 사업 등 도시개발이 예정되면서 인구 증가에 따른 행정의 효율성과 주민 편의를 위해서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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