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美 '돈줄죄기' 시작한 날 증시는 최고치 경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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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돈줄죄기' 시작한 날 증시는 최고치 경신, 왜?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1-11-04 16:43:07
일단 두달만 채권 매입 축소…속도조절 여지 둬
인플레 가속화할 경우 금리인상 빨라질 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시작됐다. 연준은 3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채권 매입 규모를 현재보다 11월 150억 달러, 12월 300억 달러씩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0.00~0.25%로 동결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후 연준은 유동성 공급 및 경기 회복 지원을 위해 미국 국채 8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400억 달러 등 매월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했다. 

유동성 공급이 줄어들면, 자산시장이 냉각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날 증권시장의 움직임은 달랐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9% 오른 3만6157.58로 장을 마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0.65%)와 나스닥지수(+1.04%)도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코스피는 4일 2983.22를 기록, 전일 대비 0.25% 상승했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파월 의장이 3일(현지시간) "테이퍼링이 곧 금리인상 신호는 아니다"고 밝히는 등 완화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뉴시스]

연준의 테이퍼링이 이미 예고된 악재인데다 파월 의장의 '완화적 태도'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계획대로 매월 150억 달러씩 채권 매입을 줄인다면, 내년 6월로 테이퍼링이 종료된다. 테이퍼링 종료와 금리인상까지는 보통 4~6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으므로 내년 하반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연준은 테이퍼링을 개시하면서도 12월 이후의 계획은 미정으로 남겨뒀다. 파월 의장은 "이런 속도의 매월 채권 매입 감소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매입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테이퍼링 결정이 금리인상 신호는 아니다"며 "금리인상을 위해서는 별도의 엄격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향후 경기가 둔화될 경우 채권 매입 축소를 멈추거나 그 폭을 조절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그럴 경우 금리인상도 미뤄질 확률이 높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판단한데 주목한다"며 "완화적인 금융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는 2023년 하반기로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은 고용 회복을 꾀하면서 금리 인상 시기를 정할 것"이라며 "금리인상 시점은 2022년말에서 2023년초쯤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연준의 태도가 바뀔 가능성도 존재한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들을 주로 반영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지난 9월의 '일시적인 요인'이라는, 단정적인 표현보다 후퇴한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인플레이션 진정 과정이 오래 걸릴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UBS는 "12월 FOMC에서는 '일시적'이라는 표현이 삭제되고 매파적인 방향이 구체화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80달러 중반 수준에서 일단 상승 랠리에 제동이 걸린 모습을 나타내는 등 인플레이션이 다소 잦아드는 듯 하다"면서도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크게 해소되지 못해 당장 큰 폭의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요인 중 하나로 미중 갈등도 염려했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경우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도 빨라질 수 있다. 씨티은행은 "높은 인플레이션, 고용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채권 매입 축소폭이 매달 150억 달러에서 200억~300억 달러로 확대될 수 있다"며 "연준은 내년 6월쯤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테이퍼링이 내년 6월 혹은 그 이전에 종료될 것"이라며 "금리인상 시기는 내년 4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한국은행도 내년에 기준금리를 1.5%까지 올릴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한은 기준금리는 최고 2.0%까지 뛸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연준 등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은 증시에 악재다.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의 경기 회복 속도는 올해보다 느려질 것 같다"며 "경기 회복 신호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보다 금리인상이 주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2월 FOMC 결과까지 지켜보면서 신중히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며 "특히 코스피는 박스권을 쉽게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뉴욕증시에 비해)국내 증시의 상대적 부진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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