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대장동에 자꾸 나타나는 정진상…野 "이재명이 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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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에 자꾸 나타나는 정진상…野 "이재명이 몸통"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1-10-25 13:57:52
李 최측근 정진상, 성남도개공 사장 사퇴 압박 의혹
"사직서 써라, 아니면 박살"…유동규 가세 정황 녹취
李 "본질 숨기려는 시도"…정진상 "거취 의논 안해"
정진상, 결재란 곳곳 등장…유동규 사장 인선 의혹도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이 후보의 정계 입문때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성남 라인'의 핵이다. 지금 이 후보 대선 캠프 비서실 총괄 부실장을 맡고 있다.

정 전 실장은 '이재명의 관우'로 불렸다고 한다. 장비는 대장동 의혹 '키맨'인 유동규 전 성남 도시개발공사(도개공) 전 기획본부장. '좌 진상, 우 동규'라는 말도 나온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5일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에서 경기지사직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런 정 전 실장이 대장동 논란에 자꾸 등장하면서 이 후보의 연루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번엔 녹취록이다. 지난 24일 공개된 약 40분 분량의 녹취록에는 황무성 성남 도개공 초대 사장이 정 전 실장과 유 전 본부장의 압력으로 사퇴했다는 정황이 담겨 있다. 내용이 민감해 파장이 만만치 않다.

2015년 2월 6일 당시 유한기 성남 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은 황 사장 집무실을 찾아 사직서를 요구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유 본부장은 황 사장에게 사직서 제출을 14차례 요구했다. 그러면서 유동규 전 본부장과 '정 실장'을 수차례 언급했다. 황 사장은 "정 실장과 유 전 본부장이 당신에게 (사직서 대출 요청을) 떠미는 것이냐"고 물었다. 유한기 본부장은 "그러고 있어요. 그러니까 양쪽 다"라고 답했다. 황 사장은 "그래 알았어. 내주에 내가 해줄게"라고 했다. 그러자 유 본부장은 "아닙니다. 오늘 해야 합니다.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납니다"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황 사장은 결국 당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유 본부장이 황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한 2015년 2월 6일은 대장동 사업 민간 시행사인 화천대유가 설립된 날이었다. 또 성남 도개공이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를 배포하기 일주일 전이다. 이 무렵 대장동 사업 주무 부서는 개발2팀에서 개발1팀으로 갑자기 바뀌었다. 

황 사장은 압박을 견디다 그해 3월 초 임기 절반도 못 채우고 사퇴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대장동 사업을 쥐락펴락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게이트 몸통이 이 후보인 사실이 다시한번 확인됐다"며 이 후보를 직격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화천대유에 천문학적인 특혜를 몰아주고 민간사업자의 추가이익 환수 조항마저 삭제하는 완벽한 범죄를 위해 이재명 최측근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의 지시 또는 동의 없이 어떻게 저런 대담한 짓을 할 수 있겠나"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불법 사퇴를 종용한 행위는 '직권남용'으로 당장 강제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몰아세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에서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은 권성동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가 대장동 사업을 자기 뜻대로 추진하는 데 걸림돌을 미리 제거한 것"이라며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과 완전히 판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윗선도 드러났다"며 "황 사장을 박살내고 사표받지 못한 유한기 개발본부장까지 박살낼 수 있는 사람은 이재명 시장 한명 밖에 없다"고 몰아세웠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캠프의 김재식 법률지원단장은 논평에서 "유동규와 정진상이 누구인가. '좌진상 우동규'로 불릴 정도로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측근 중 최측근이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운데)가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이재명 후보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관련 배임의혹'에 대한 수사요구서와 국회 국정감사 위증 등에 대한 고발장을 직접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는 황 전 사장 사퇴와 관련해 이 후보와 정 전 실장 등을 직권남용죄 및 강요죄 등으로 대검에 고발했다.

정 전 실장은 그러나 "어느 누구와도 황 사장 거취 문제를 의논하지 않았고 정책 담당 비서로서 산하 기관의 공약 사업 진행 상황은 챙기지만 인사 등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 후보는 퇴임 기자회견후 기자들과 만나 녹취록과 관련해 "지엽말단을 조작하거나 뒤흔들어서 본질과 줄기를 숨기려는 시도"라며 "우리 국민들의 집단지성을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들이) 지엽 말단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는 일부 세력들의 시도에 대해 엄한 질책과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

정 전 실장은 2018년 10월 유동규 전 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공모했을 때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경기지사에 당선된 이 후보의 지시를 받고 정 전 실장이 경기관광공사 측에 유 전 본부장 이력서를 전달했다는게 야당 주장이다.

정 전 실장은 성남시의 결재서류에 '전천후'로 등장해 최측근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국민의힘 '대장동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 사업이 진행되던 2014~2016년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는 세부 관련 내용이 담긴 공문에 최종 결재자로 최소 9차례 서명했다. 이 공문 대부분에 정 전 실장도 결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결재란' 밑에 있는 '협조란'에 비서실장이나 연관 부처 관계자들과 서명했다. 당시 별정직 6급 정책비서관이었던 정 전 실장이 이런 형식으로 결재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검찰은 거듭된 성남시 압수수색에도 이날까지 이 후보와 정 전 실장의 e메일 기록 등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져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이 후보를 다치게 하지 않는 자료만 압수수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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