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검찰개혁 목표 같지만 검찰과 부닥친 추미애, 검찰에 손내민 박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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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목표 같지만 검찰과 부닥친 추미애, 검찰에 손내민 박범계

김광호
기사승인 : 2021-01-05 16:27:25
검찰 조직 달래기 나선 박 후보자, 탈 추미애 행보
"법심 경청해야…검사들도 검찰개혁 동참해달라"
尹과 대립구도보다는 검찰과의 관계회복 나설 듯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소임'도 똑같다. 검찰 개혁이다. 스스로 '마무리 투수'를 자처했다. 그러나 추미애 장관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검찰과 날카롭게 대립하던 추 장관과 달리 검찰과 함께 가는 모양새다. 검사를 개혁을 이뤄나갈 동반자로 언급하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을 이례적으로 서울고등검찰청사에 마련했다.

▲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사 기자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박 후보자는 지난달 31일과 4일 이틀간 출근길에 서울고검 내 검찰 기자실에 들러 법무부 장관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검찰 기자실에서 직접 브리핑을 진행한 장관 후보자는 박 후보자가 처음이다.

박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첫 브리핑에서 서울고검에 준비단 사무실을 마련한 이유에 대해 "여의도에는 민심이 있고, 서초동에는 법심이 있다. '민심에 부응하되 법심도 경청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검찰청에 사무실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달 초 예정돼 있는 검찰 인사도 검사들과 합의점을 찾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후보자는 "검사들에 대한 인사권자는 대통령이시고, 법무부 장관은 제청권자다. 검찰총장과 (인사를) 협의하도록 돼 있다"며 "제게 장관 임명이라는 감사한 일이 생기면 정말로 좋은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에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박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단과 상견례를 갖고, 준비단의 업무에 있어 기본자세는 '겸손'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간 검찰 조직을 멀리했던 추 장과는 다른 행보다. 추 장관은 지금까지 서초동 검찰청사에 딱 한 번 방문했는데, 지난 2월 서울고검청사 내 법무부 대변인실인 '의정관' 개소 행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참석한 행사였다.

또한 박 후보자는 4일 오후 두번째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오늘은 (지난 31일에 이어) 두 번째 말씀을 드리려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저를 장관 후보로 지명한 이유는 검찰개혁의 마무리 투수가 돼 달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수사권 개혁, 형사공판 중심의 개편 등 현 정부가 추진한 검찰개혁안 들을 거론하며 "이제 우리 검사들이 검찰개혁에 동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후보자는 특히 '공존의 정의'라는 자신만의 프레임을 통해 검사들에게 공존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추후 검찰개혁에 협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검찰청법상의 검사동일체 원칙은 개정됐으나 여전히 상명하복의 검찰 특유의 조직문화가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 검사들은 준사법기관으로 대우해달라고 요구한다. 경청할만한 얘기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검사들이 다원화된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의견과 외부와의 소통도 있어야 해 저는 그것을 '공존의 정의'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후보자의 발언은 협력에 방점을 둔 박범계만의 검찰개혁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는 검사를 개혁의 대상이 아닌 함께 개혁을 이뤄나갈 동반자로 언급하며 "간곡한 말씀을 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박 후보자와 윤석열 검찰총장 간 특별한 인연이 소통의 기반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둘은 과거 '호형호제'하는 사이로도 이미 유명한데,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추-윤 관계'와 달리 검찰개혁을 두고 합치점을 찾는 소통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점도 박 후보자가 검찰과 소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 수석 역시 윤 총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박 후보자는 물론 신 수석 역시 윤 총장과 상당한 가까운 사이"라면서 "박 후보자의 경우 추 장관 때와는 달리 검찰과 소통을 생각하는 것 같고, 실제로 이전보다는 법무부와 검찰조직간에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10월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 후보자의 이러한 행보가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인 출신들이 대개 말과 행동을 통해 자신을 어필하기 위한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던지는 일에 능숙하고, 정무적 판단에 의해 행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후보자는 추 장관처럼 윤 총장이나 검찰조직과 갈등관계를 이어갈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공수처장에 김진욱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곧 출범을 앞두고 있는 등 1단계 검찰개혁이 마무리 단계이고, 윤 총장의 임기도 이제 4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추-윤 갈등'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친 상황에서 더 이상 청와대도 법검 긴장관계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박 후보자도 평소 친분 관계가 있는 윤 총장과 대립구도로 가기보다는 검찰조직과의 관계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박 후보자가 검찰개혁의 마무리 투수를 자처한 만큼 전임 박상기 법무부 장관부터 조국, 추미애 장관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추진해온 검찰 개혁의 2차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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