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야당 서울시장 후보 공약 들여다보니…"토건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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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서울시장 후보 공약 들여다보니…"토건 포퓰리즘?"

남궁소정
기사승인 : 2020-12-08 16:20:48
종부세 면제 및 재개발·재건축 확대 공약 봇물
"文정부 부동산 불만 편승한 얕은 공약" 지적도
8일로 내년 4·7 재·보궐선거가 12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야권 주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불리는 부동산 시장 대책과 민생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아파트 공급과 종부세 감면 등 이슈를 선점해 유권자 표심을 붙잡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현실성이 낮아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한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김선동 전 의원이 지난 3일 여의도 남중빌딩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에서는 이날까지 김선동 전 사무총장, 이혜훈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은 부동산시장 대책이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쟁점으로 보고 공약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각종 세제혜택, 재건축·재개발 등을 통한 공급 확대 등이 골자다.

김 전 사무총장은 지난 3일 '만 65세 이상 1가구 1주택 보유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면제' 공약을 내걸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종부세를 면제해서 세금 폭탄에 위협 받은 은퇴세대의 정주 여건을 지켜드리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종부세는 서울시장이 손댈 수 없는 국세다. 김 전 사무총장은 "국세이지만 서울시장쯤 되는 사람이면 이 문제에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입장이다.

김 전 사무총장은 우선 서울에서 공론화해 중앙정부에 면제를 요청하고, 중앙정부가 비협조하면 서울시가 재산세로 환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종부세는 1%만 내는 '부유세'인 반면 지방세인 재산세는 집이 있는 사람은 모두 낸다. 이로 인해 '서민들 재산세 받아서 그 돈으로 부잣집 종부세 환급해준다'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국회 국토위 관계자는 "참으로 기가 막힌 선동적인 공약"이라며 "지금도 고령자 공제, 장기보유 공제로 수십억 땅부자들에게 세금을 최대 70%까지 경감해주고 있는데 이것도 모자라 시민들의 혈세를 걷어 이들에게 퍼주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서민들 혈세로 땅부자 세금지원하는 것이 국민의힘이 말한 약자와의 동행인가"라고 지적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60세도 아니고 75세도 아니고 왜 65세인지 논리도 빈약하고 조세의 핵심 원칙인 공평성과 재분배 효과에도 맞지 않는다"라며 "종부세를 내는 사람들은 그만큼의 혜택을 보고 있는 사람이다.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으로밖에 안 보인다"라고 혹평했다.

▲ 국민의힘 이혜훈 전 의원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세미나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과 함께 정책 공약 구상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달 19일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전 의원의 공약 역시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 전 의원은 "시장이 조합장처럼 뛰겠다"라며 '내 집 마련'을 위한 정책 공약을 선보였다. 청년들이 직장·주거 문제를 한 건물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서울블라썸', 신혼부부를 위한 아파트 '허니스카이'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블라썸은 강북·강서 4곳에 청년들을 위한 80층짜리 복합빌딩을 지어 분양·임대하는 사업이다. 허니스카이는 서울시가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를 덮어 한강 변 재건축단지의 산책로·정원 등을 만들어주고, 단지 내 조경용 부지를 기부채납 받아 그곳에 신혼·육아부부를 위한 전용 동을 건설해 지분적립형으로 분양하는 사업이다.

이 전 의원 공약에 여권에서는 당장 반박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정책으로 위장한 투기성 재개발, 재건축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용적률을 마음대로 풀고 민자로 투자 공급 시, 그 이익 상승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시민들에게 되돌려줄지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꼬집어 말했다.

이 밖에 조은희 구청장은 5년 내 양질의 주택 65만 호를 신규공급하고 전체 시민의 재산세 50%를 감면하겠다는 구상을 내놨고, 박춘희 전 구청장도 "청년에게 저렴하게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공약을 가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윤희숙 의원은 지난 3일 국회를 세종으로 옮기고 여의도 터를 아파트 건설 부지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국회를 세종으로 옮기고 아파트를 짓자는 식의 발상은 부동산 불만에 편승한 얕은 공약"이라며 "초장기 공공임대주택 같은 대책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투기꾼에게 먹이를 주는 가벼운 대책만 고민하는 것 같다"라고 일갈했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 역시 "급하게 마시면 냉수에도 체하는 법"이라며 "국회 이전 부지에 대한 정책 선점 욕구를 모르는 바 아니나 예산안 통과에 편승해 무분별한 '토건 포퓰리즘'을 설파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번 주부터 서울시장 보선 공약개발단 활동을 본격화해 예비후보들의 공약 구상을 지원할 방침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서울 시민들이 주택 문제를 안고 있고, 부동산이 정권의 아킬레스건이라 생각하니 후보들이 너도나도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라며 "야당의 경우에는 정책을 내놔도 (실현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 정책의 참여성보다 어떤 인물이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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