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퇴임 후 안전판이냐, 차기 노림수냐…트럼프 불복 버티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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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후 안전판이냐, 차기 노림수냐…트럼프 불복 버티기 왜?

이원영
기사승인 : 2020-11-10 10:54:40
보수 지형의 대법원에 일말 희망
퇴임 후 수사 등 최대한 버티기
지지층 다져 차기 모색 등 계산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자는 깨끗하게 승복하는 것이 아름다운 전통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법정 소송으로 다투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승복의 전통을 무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승복하라는 압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쉽게 물러날 태세가 아니다. 트럼프는 정말 억울한 것일까. 부정투표의 증거는 확보하고 있는 것일까.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걸까.

그가 버티기로 나가면서 조 바이든 당선자의 정권 이양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데는 단지 부정투표 의혹 때문만은 아닐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정권을 순순히 내놓지 않으려 하는 데는 트럼프 본인의 약점을 최대한 희석시키고 퇴임 후 법적 처벌을 면하고자 하는 전략도 깔려 있을 것이란 얘기다.

우선, 트럼프가 쉽게 패배를 승복하지 못하는 건 퇴임 이후에 닥칠 그에 대한 각종 수사가 부담이 되기 때문일 수 있다. 그는 현재 성추문, 탈세, 권력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라있지만 대통령 면책 특권으로 중단되어 있는 상태다.


뉴욕 주검찰은 트럼프 퇴임 후 언제든지 수사를 재개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순순하게 물러나기 보다는 법정 소송을 거치면서 버틸 때까지 버티겠다는 심리가 작용했을 수 있다.

대법원이 자기편을 들어줄 것이란 믿음도 있을지 모른다. 지난 9월 서둘러 보수 성향의 에이미 배럿 대법관을 임명함으로써 대법원은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구성됐다. 물론 그렇다고 대법원이 근거도 없이 트럼프 편을 들 리는 없겠지만 트럼프가 심리적으로 기대고 있음은 분명하다.

퇴임 후 트럼프그룹이 '파산'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란 걱정도 트럼프로서는 고민되는 부분이다. 트럼프 그룹은 부채가 11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수억달러를 편법 대출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큰 재산인 상업용 부동산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재산가치가 폭락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여건에서 대통령으로서의 방어막이 사라지면 트럼프그룹은 순식간에 도산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직 대통령일 때는 '보이지 않는' 입김이 작용해 대출 만기 연장 등의 직간접적인 혜택으로 버틸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실제로 부정투표의 증거를 갖고 이에 정면 대결하고, 그의 불복이 부당하지 않고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드러냄으로써 세력을 결집하고 영향력을 확대해 퇴임 후 공화당 내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나아가 차기를 모색하는 디딤돌로 삼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실제로 트럼프는 개표 초반에 경합주에서 대부분 앞서면서 당선까지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개표 후반 우편투표가 개표에 들어가면서 윈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조지아 등에서 모두 근소한 차이로 역전당한 것이다.

만약에 재검표 주장이 받아들여져서 실제 득표 차이가 틀렸다든지, 아니면, 부정 투표 증거가 드러나든지 하면 트럼프에 대한 동정여론은 커지고 설령 법원에서 승패가 바뀌지 않더라도 차기를 도모하고, 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을 할 수도 있다.

이번에 트럼프가 얻은 전국 득표율은 47.6%로, 50.6%를 얻은 바이든에 450여 만표 뒤졌다. 이렇게 두터운 트럼프 지지층이 든든한 원군이 되어주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가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트럼프는 법적 대응을 위해 수백 명의 변호인단을 꾸민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물러날 것 같지 않다. 4년 전인 2016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승복 여부에 대한 질문에 "100% 승복할 것이다. 내가 이길 경우에만"이라는 말을 던져 이미 언제든지 불복할 수 있는 인물임을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의 불복이라는 암초로 정권 이양까지는 갈길이 멀어 보인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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