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피해 줄인다" vs "대량 살상"…미국 집단면역 논란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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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줄인다" vs "대량 살상"…미국 집단면역 논란 격화

권라영
기사승인 : 2020-10-15 16:20:12
NYT "백악관 회의서 집단면역 주장하는 선언문 언급"
의학전문지엔 "확산 않도록 통제하는 것이 가장 좋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집단면역과 관련한 논쟁이 뜨겁다.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것으로 보고된 젊은층이 집단면역을 형성하면 고위험군을 지킬 수 있다는 의견과, 집단면역은 대량 살상과 같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으로 15일 오전 2시 55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815만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22만1843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젊은층 일상 재개해 집단면역 획득해야"


집단면역을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의 대표 격으로는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이 있다. 이 선언문은 현재 시행되는 봉쇄적 방역 대책이 공중 보건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집중 보호'라는 접근법을 권고한다.

선언문은 현재의 봉쇄 위주의 방역으로 유아 예방접종률 저하, 심혈관 질환 악화, 암 검진 감소, 정신 건강 악화 등이 일어나고 있으며,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불공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이 상용화될 때까지 이러한 조치를 유지하는 것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집중 보호'에 대해 "집단면역의 위험과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가장 온정적인 접근법"이라면서 "사망 위험이 가장 적은 사람들은 자연 감염을 통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쌓고, 고위험군을 더 잘 보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언문은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서는 요양원은 항체가 형성된 직원을 활용하며, 모든 방문자에 대한 PCR 검사를 자주 실시하는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젊은층은 위중·중증 또는 사망자가 적기 때문에 즉시 일상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씻기나 아플 때 집에 머물기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만을 지키면서 학교는 대면수업을, 식당은 영업을 재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언문에는 마틴 컬도프 하버드대 교수, 수네트라 굽타 옥스퍼드대 교수, 자얀타 바타차리야 스탠퍼드 의대 교수의 이름이 올라 있으며, 이밖에도 9000여 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이 주재한 전화회의에서도 이 선언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정부 고위직 2명이 이를 인용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이 집단면역을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수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면역 유지 기간 의문…의료 시스템 붕괴될 것"

집단면역 형성 시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14일 의학전문지 랜싯에는 연구진 80명이 보낸 편지가 공개됐다. 이들은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 등의 주장에 대해 "젊은층 사이에서 통제되지 않는 전염이 발생할 경우 전 인구에서 높은 감염률과 사망률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중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환자 치료를 제공하는 의료 시스템 능력도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연 감염된 뒤 면역이 계속 유지된다는 증거는 없으며, 지역 감염으로 오히려 고위험군의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한 (집단면역) 전략은 팬데믹(세계적 유행)을 종식시키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에피데믹(유행)을 불러올 것"이라면서 "경제와 의료진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지워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부 지역에서는 고위험군이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한다"면서 "(이들의) 대규모 격리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매우 비윤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뉴질랜드 등을 언급하며 "강력한 공중 보건 대응으로 거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확산하지 않도록 통제하는 것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 전까지 사회와 경제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보건 싱크탱크 '액세스 헬스 인터내셔널'의 윌리엄 해즐틴 회장도 이날 CNN에 "대통령이 집단면역을 말하는 이들로부터 조언받고 있어 극도로 우려된다"면서 "집단면역은 대량 살상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지난 12일 집단면역에 대해 "과학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WHO는 코로나19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인구의 절반 이상이 항체를 보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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