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세 부담'으로 다주택자 압박…전문가들 "매물잠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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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부담'으로 다주택자 압박…전문가들 "매물잠김 우려"

김이현
기사승인 : 2020-07-10 17:13:07
다주택자가 집 팔아야 대책 효과…"매도 유인 장치 뒀어야 "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도 안 된 10일 보완 대책을 발표했다. 이전 대책이 '갭투자' 방지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세 부담을 늘리는 데 방점을 찍었다. 보유세 부담이 증가하면 다주택자는 매물을 내놓고, 집값 하락으로 이어져 시장이 안정되는, 이른바 '선순환 시나리오'다. 2005년 참여정부가 구상했던 방안과 비슷하다.

관건은 '시장에 매물이 나오느냐'다. 세금 부담이 늘더라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훨씬 더 크다는 학습효과를 이미 경험했고, 양도세가 높아 주택 매각보다는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를 택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라는 신호가 될 순 있지만, 정작 매물이 나오지 않아 집값 불안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 서울 은평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정병혁 기자]

전문가들은 '7·10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을 놓고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규제를 강화해 집을 팔라는 압박을 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종부세율과 양도세율을 강화했지만, 양도세는 2021년 6월 1일까지 시행이 유예된다. '보유냐, 처분이냐'를 놓고 단기간에 합리적 선택을 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양도세 유예기간이라는 유인책으로 매물 출현에 대한 기대할수 있겠지만 실상 집주인 입장에서는 현재의 양도세 중과도 무거워 선뜻 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R&C 연구소 소장은 "이번 대책으로 양도세를 너무 높여놨기 때문에 시장에선 당연히 매물이 늘기보다는 증여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잠김현상으로 매물이 부족해지고, 장기적으로는 공급이 부족해져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므로 집값 상승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세 부담이 무거워지고 주택가격이 우하향한다는 신호가 있을 경우엔 매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집값 상승 시 규제지역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로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다주택자 매물이 조금 나올 수도 있겠지만 가격에 영향을 줄 정도로 쏟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집값을 내릴 만큼) 매물이 나오게 하고 싶었다면 양도세 기본세율 한시 유예 같은 매도 유인 장치를 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아울러 전세시장의 불안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양도세 강화로 주택순환주기가 더뎌지면서 거래절벽이 예상된다"면서 "규제로 인해 향후 전세값이 매매가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매물을 내놓으면서 안정되겠지만 결국은 거래 절벽 사태가 나타날 것"이라며 "등록임대사업자 규제가 겹쳐 반전세나 월세가 늘어나면 주거취약계층은 더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조세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으로 단기 효과는 볼 수 있을지 몰라도 공급에서 특별한 얘기가 없었던 만큼 장기적인 집값안정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와 그린벨트를 푸는 게 결국 중요하다. 그것만으로 공급이 확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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