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빚투' 30조 시대…'불장'에도 위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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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30조 시대…'불장'에도 위험한 이유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6-01-30 17:38:42
주가 오르면 기대수익 커지지만 하락 땐 손실도 확대
담보유지비율 떨어져 최저가에 '반대매매' 당할 수도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규모가 30조 원을 넘었다. 코스피가 5200선, 코스닥이 1100선을 돌파하는 '불장'(불이 난 것처럼 뜨거운 장)이니 빚을 내서 더 큰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불장'이라고 '빚투'가 안전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하락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 있어 작은 조정에도 반대매매와 강제청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상승장에 쌓인 레버리지가 조정 국면에서 가장 먼저 폭발하며 수익이 아니라 거꾸로 손실을 증폭시키는 촉매가 되는 셈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0조925억 원으로 지난해 말(27조2865억 원) 대비 10.3% 늘었다. 1월 들어 거의 매일 잔액이 증가하더니 역대 최초로 30조 원을 넘었다.

 

▲ 챗GPT·장한별 기자

 

'빚투' 증가 배경은 물론 치솟는 증시다. 코스피는 이날 5224.36으로 전일 대비 0.06% 올랐다. 지난 27일 한때 꿈의 숫자라 불리던 '오천피'를 달성한 뒤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코스닥(1149.44)은 1.29% 떨어졌지만 1100대로 올라선 것 자체가 2000년 '닷컴버블' 이후 25년여 만에 최초다.

 

자연히 여유자금은 물론 빚을 내서라도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거세다. 개인투자자 최 모(41·남) 씨는 "요새 수천만 원 정도 빌리는 건 흔한 일"이라며 "억대 빚을 내서 주식에 쏟아붓는 투자자도 다수"라고 말했다.

 

빚투는 주가가 오를 때는 수익률을 높이기 좋은 수단이다. 1000만 원어치 주식을 사서 10% 수익률을 올렸다면 이익금은 100만 원이다. 만약 빚 1000만 원을 내 2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이익금이 200만 원으로 두 배가 된다. 약간의 이자를 내야 하지만 빠르게 갚으면 별 부담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주가가 떨어질 때는 거꾸로 손실이 확대된다. 10% 손실이 났을 경우 1000만 원 투자자는 100만 원을 잃지만 2000만 원 투자자는 200만 원 손해 본다. 더불어 이자까지 부담해야 한다.

 

특히 대출 기간이 짧으면 위험도가 상승한다. '반대매매'로 '강제청산' 당할 수 있다. 만약 주가가 크게 하락해 내 증권계좌의 담보유지비율이 140% 아래로 내려가면 증권사는 현금을 더 입금하거나 주식을 팔아서 담보유지비율을 140% 이상으로 맞추라고 통보한다. 그럼에도 담보유지비율을 올리지 못하면 증권사는 통보 2거래일 뒤에 내 소유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데 이를 반대매매라고 한다.


증권계좌 내 현금과 주식 평가금액을 대출금액으로 나눈 값을 담보유지비율이라 한다. 보통 담보유지비율은 최소 14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1000만 원을 빌렸다면 계좌 내 '현금+주식 평가금액'이 1400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가격도 투자자에게 무척 불리하다. 증권사는 반대매매 시 주식을 빨리 현금화하려고 장이 열리자마자 최저가로 매도한다. 그만큼 손실이 커진다. 무엇보다 반대매매는 주가가 반등할 때까지 기다릴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뼈아프다. 손실 확정 후 남은 건 빚 독촉뿐이다.

 

한 증권사 직원은 "대출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절해야 한다"며 "특히 담보유지비율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늘 17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대부분 단기 대출이라 리스크가 더 크다. 한 증권사 영업점 직원은 "증권사별로 다르긴 하지만 보통 1개월 이내 단기 대출이 전체 신용거래융자의 50~60%가량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출 기간이 짧을수록 금리가 낮기에 차주들이 단기 대출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1~7일'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대체로 연 5%대 중후반이다. '8~15일'은 대개 연 6%대 중반에서 7%대 초반, '16~30일'은 연 7%대 후반에서 8%대 초반 정도다. 30일이 넘어가면 낮아야 연 8%대 중반이고 연 9%를 넘는 경우도 흔하다.

 

빚투는 '포모'(FOMO·소외에 대한 두려움)와 연결된다. 코스피가 1월 들어서만 1000포인트 넘게 치솟으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포모'를 느끼고 있다. 생전 주식을 1주도 사본 적 없다가 최근 추격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도 적잖다.

 

그러나 급격하게 올랐기에 오히려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독립증권 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코스피가 중장기적으론 더 뛸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론 조정장을 겪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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