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산으로 가는 영수회담…의제 신경전에 2차 실무회동도 빈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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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가는 영수회담…의제 신경전에 2차 실무회동도 빈손

박지은
기사승인 : 2024-04-25 17:13:51
민주당 "대통령실, 검토의견 제시 안 해…일정 논의 안돼"
대통령실 "의제 조율 필요 없는 자유로운 영수회담 제안"
소통·협치 위한 만남, 갈등·반목 불러…민주 강경론 걸림돌
與 "민주,회담 정쟁 활용…선거 승리했다고 너무 거칠어"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이 난기류에 휩싸였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의제를 놓고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는 탓이다.

 

'소통과 협치'를 위한 만남이 되레 갈등과 반목을 부르며 산으로 가는 모양새다. 양측의 '상호 불신'이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이러다간 회담이 물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25일 영수회담을 위한 2차 실무회동을 가졌으나 일정과 의제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했다.

 

▲ 2023년 10월 윤석열의 2024년도 예산안 시정 연설을 앞두고 국회에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대통령실 제공]

 

민주당은 구체적 의제를 정한 뒤 회담을 해야한다고 요구하지만 대통령실은 의제에 대한 제한 없이 만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대통령실 홍철호 정무수석과 40여분 간 실무회동을 마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제시한 의제에 대해 대통령실의 검토 결과를 기대하고 회의를 진행했는데 대통령실이 검토 결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수회담 일정이 안 잡혔느냐'는 질문에 "일정이 논의되지 못했다"고 답했다.


천 실장은 '대통령실에 어떤 의제를 제안했느냐'는 질문에 "총선 시기부터 그 이후 여러 메시지를 통해 얘기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1인당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지급 방안, '채상병 특검법 ' 등 현안과 거부권 행사에 대한 윤 대통령 사과 등을 놓고 의견 조율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천 실장은 '준비 회동에서 민주당이 제안한 의제가 윤 대통령에게 보고됐다고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게 물어봤는데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구체적 안을 제시했고 그쪽의 입장이 담겨있는 회신을 주신 셈이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구체적 의제 없이 회담하자는 입장이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의제가 없었다고 표현할 수도 있고 모든 의제를 다 얘기하자고 표현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성과 있는 회담을 위해 민주당이 제시한 각종 의제에 대해 대통령실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구체적인 입장을 내야 한다고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천 실장은 3차 실무회동 여부에 대해선 "아직 잡히진 않았지만 저희(민주당)가 논의를 신속히 해 (대통령실에) 회신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내용 있는 회담이 되도록 대통령실의 노력을 당부드린다. 대통령실 입장에 대해선 당 지도부와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수석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사전 의제 조율이나 합의가 필요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회담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은 시급한 민생 과제를 비롯한 국정 관련 모든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자리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윤 대통령은 무슨 이야기든 들을 수 있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며 "이 대표도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는 마찬가지의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 형식이나 조건에 구애받지 말고 국정 전반에 대해 폭넓고 다양한 대화를 해달라는 국민 여론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내용을 충분히 설명했고, 천 실장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할 사항으로 추후 답변을 주기로 하고 회담을 종료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에서 강경론이 커지고 있는 것도 회담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요구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한술 더 떴다.

 

그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영수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져야 할 사안에 대해 말하겠다"며 "집권 이래 계속되고 있는 언론 탄압, 방송 장악에 대해 대통령의 분명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의장은 "망나니 칼춤 추듯 제재를 남발하며 언론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사실상의 사전검열을 일삼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즉각 해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앞서 거부권 행사에 대한 윤 대통령 사과를 요구했는데, 사과 대상 범위를 늘리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의제 선정이 난항을 겪는 것과 관련해 "민주당이 정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선거에서 크게 승리해 그런지 너무 거칠다"고 날을 세웠다.

김민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민생이 아닌, 정쟁과 당리당략을 계산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며 "민주당은 회담에 진정성이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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