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車 산업 대량 실업 우려"…트럼프 달랠 지도자는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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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산업 대량 실업 우려"…트럼프 달랠 지도자는 부재

박철응 기자
기사승인 : 2024-12-12 16:54:31
김명수 나이스신용평가 대표 "트럼프, 자동차 노려"
현대기아차 현지 공장 생산 확대 전망
"계엄 사태, 최악의 시기 벌어져"

"문제는 우리나라 공장 폐쇄에 따른 산업 공동화와 대량 실업의 발생이다. 한국 경제를 통째로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한국 자동차 산업과 경제에 미칠 심각한 악영향을 우려한 지적이다. 내년 1월 20일 미 대통령이 취임하더라도 한국 대통령은 부재일 가능성이 높다. 계엄 사태로 미국의 '관세 폭탄'을 조정할 국가 지도자가 없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뉴시스]

 

김명수 나이스신용평가 대표는 12일 '트럼프 시대 한국의 산업전략'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노리는 것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부활이라고 짚었다. 

 

그는 "전자 산업은 밸류체인이 길고 하청관계가 복잡하며 1980년대 이후 미국에서 사라진 지 오래이므로 빠른 시일 내 복구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자동차 산업은 다르다"고 했다. 

 

미국에서 연간 1700만 대의 자동차가 팔리고 그 중 자국 내 생산은 1000만 대 정도라고 한다. 나머지는 한국과 일본, 독일 등으로부터 수입된다. 미국 내 생산도 GM, 포드, 스텔란티스의 생산은 480만 대에 그치고 유휴설비는 200만 대 생산 규모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수입 자동차에 10% 관세를 매겨 자국 브랜드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면 픽업트럭 판매로 연명하는 미국 자동차 업계가 링컨, 캐딜락, 뷰익, 토러스를 앞세워 세단 시장에서도 일본·독일·한국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을지 모른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현실적 목표는 자국 브랜드 유휴설비 200만 대분의 재가동"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4년 임기 내 중서부 지역의 유권자들에게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체감하게 할 수 있는 정책은 이것 밖에 없다. 한국, 일본, 독일 자동차 산업에 비상등이 켜졌다"고 진단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전체 판매 물량 중 대미 수출은 16%가량이다. 보편관세 10%가 시행될 경우 영업이익률은 2%포인트가량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구축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 등 현지에서의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 이는 곧 한국 내 생산의 축소를 의미한다. 

 

김 대표는 "미국이 수입차에 관세를 매긴다면 현대기아차는 100만 대에 달하는 미국 수출을 줄이고 현지 생산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면서 "현대기아차는 재무 상황이 좋다. 30만 대 공장 1개당 1조5000억~2조 원의 자금이 소요된다고 보면 미국 현지 공장을 짓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예 "조선업을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실시한 '2025년 산업 기상도 전망 조사' 결과를 보면, 반도체는 '대체로 맑음'인데 반해 자동차는 '흐림'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통상 환경 악화와 중국 자동차 산업 팽창이 위협요인으로 꼽혔다. 내년 자동차 수출은 올해보다 3.1%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도 대응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0일 미국 신(新)행정부 통상정책 대응 논의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고 전날엔 코트라, 무역협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등과 수출 비상 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같은 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대표단을 만나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전문가 간담회에서 "정부는 미국 행정부 내각 구성과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며 이슈별로 대응 방안을 수립 중"이라며 "우리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의 부재는 협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탄핵이 되면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트럼프 취임을 맞아야 하며 탄핵되지 않더라도 실제 대통령의 정상적 업무 수행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말 방송 인터뷰에서 "취임 당일은 독재자가 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지난달에는 취임 첫 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물리고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했다. 시작부터 공약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 찾아가 관세 공약 철회를 요청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전화 통화에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한국은 트럼프 당선인을 상대할 지도자가 없다. 

 

이정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의 내년 1월 취임 등을 언급하며 "한국의 계엄 사태가 이보다 더 나쁜 시기에 벌어질 수 없었다"고 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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