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롯데케미칼, 불황에 11조 광폭 투자…'부메랑'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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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불황에 11조 광폭 투자…'부메랑' 맞았다

박철응 기자
기사승인 : 2024-11-22 17:00:04
신동빈 회장의 한국 활동 '시작'이자 '미래'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 전기차 캐즘 직격탄
'아픈 손가락' 롯데건설도 현금흐름 마이너스

롯데케미칼의 신용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곧 롯데그룹의 중심이 흔들린 것과 같다. 롯데케미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의 무게중심을 유통에서 화학으로 옮겨온 핵심이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온 것이 업황 부진과 맞물려 부메랑으로 돌아온 형국이다. 

 

22일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주요 투자 규모는 모두 11조 원에 이른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NCC(나프타분해설비)인 '라인 프로젝트' 39억8000만 달러(약 5조5700억 원) GS에너지와 합작해 설립한 롯데GS화학 공장 건설에 9500억 원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생산 시설 3500억 원 등이다.  

 

롯데케미칼은 또 스페인과 말레이시아의 이차전지 동박 공장 증설에 각각 5600억 원, 3000억 원 롯데알미늄과 합작한 미국 양극박(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1억9000만 달러(약 2600억 원) 기능성 첨단소재를 생산하는 삼박 컴파운딩 공장에 3000억 원 규모로 투입하고 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월드타워 전경. [KPI뉴스 자료사진]

 

2022년에는 배터리 소재 업체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했고 유동성 위기에 빠진 롯데건설에 대한 자금 대여와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6000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미래를 위해 집중적인 투자를 했고 계열사를 돕는 소방수 역할도 한 것이다. 신동빈 회장이 1990년 당시 상무로 한국 내 경영 활동을 시작한 곳이 바로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이다. 

 

하지만 중국발 공급 과잉와 수요 감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으로 화학 업종이 불황의 늪에 빠지며 롯데케미칼 재무구조는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2021년 7조4188억 원이었던 총부채는 올해 9월 14조8277억 원으로 두 배가량 급증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48%에서 75%로 높아졌다. 

 

이자비용 대비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VITDA)은 2021년 27.8배였는데 지금은 0.9배까지 떨어졌다. 벌어들이는 돈은 줄고 나가는 돈은 많으니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이번에 불거진 기한이익 상실 사유 발생은 사채 발행 계약 시 이 비율의 3개년 누적 평균치가 5배를 밑돌지 않아야 한다는 특약에 어긋났기 때문이다. 3분기 기준 4.3배이며 해당되는 금액은 2조450억 원에 이른다. 만기 전에 상환을 요구할 수도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이 보유예금 2조 원을 포함해 가용한 유동성 자금이 4조 원 규모라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고 주채권은행과 긴밀히 소통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용 타격뿐 아니라 추가적인 비용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채권자들이 계약 변경에 동의하더라도 최근 채권 금리 상승 등을 이유로 이자율 상향 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사채가 기한의 이익을 상실할 경우 사채관리계약 등 차입 약정에 따라 사채뿐만 아니라 은행차입금 등 모든 차입금에 대해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는 크로스 디폴트가 발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만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유동성 위험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롯데그룹의 비금융부문만 보면 올해 상반기 매출 기준으로 화학이 29.7%, 유통 29.4%, 음식료 11.9%, 건설 10.6%, 호텔 7.3% 등이다. 화학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 업종들도 불황을 겪고 있는 것이 어려운 롯데의 현주소다.   

 

'아픈 손가락' 롯데건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자금 유입 상황을 보여주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지난 3분기 -2200억 원을 기록했다. 미청구 공사 금액은 1조8700억 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30%가량 증가했다. 미청구는 공사를 진행했으나 발주처에 공사대금을 아직 청구하지 못한 것으로 잠재적 위험지표 중 하나로 인식된다. 과거 유동성 위기를 불러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부채는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5조 원 규모에 육박한다. 

 

롯데그룹이 보다 적극적인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유통과 호텔 등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 특성상 우수한 입지에 부동산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업 재편이나 재무구조 개선 방안과 이행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룹의 자구계획을 명확히 제시하고 적극적인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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