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토허제' 백기 든 오세훈…물꼬 터진 집값 잡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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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 백기 든 오세훈…물꼬 터진 집값 잡힐까

설석용 기자
기사승인 : 2025-03-19 16:44:04
강남3구·용산 전체 아파트 토허제 확대 지정
한달 만에 규제 완화에서 강화로 선회
"일관성 없는 마구잡이 정책, 엄청난 혼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한 달 만에 고개를 숙였다.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이미 많게는 수억 원씩 치솟은 아파트값이 얼마나 안정될 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섣부른 판단으로 둑을 스스로 무너뜨려놓고 사태가 심각해지자 다시 쌓으려는 식이다. 시장 혼란과 함께 정책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점에서 책임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제공]

 

오 시장은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브리핑에서 "지난 2월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날 서울시는 지난달 해제했던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은 물론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체 아파트 2200여 단지로 오히려 토허제를 확대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지정기간은 일단 오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으로 잡았다. 향후 상황에 따라 필요시 연장하기로 했다.

 

또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에 대한 추가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규제 완화에서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 기조가 180도 달라진 셈이다. 불과 한달여만이다. 

 

토허제 해제는 집값을 부추겼다. 해당 지역뿐 아니라 인근에서도 '풍선효과'가 나타나 강남권 전반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부동산 빅데이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195㎡는 지난달 14일 81억 원에 팔려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94㎡는 지난 8일 최고가인 45억 원에 팔렸는데, 한 달 만에 무려 6억 원이나 뛰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59㎡는 지난달 25일 최고가 37억 원에 팔렸고, 바로 옆 래미안원베일리 116㎡도 지난달 최고 매매가 80억 원에 거래돼 한 달 만에 10억 원 이상 상승했다. 

 

토허제 확대 지정으로 당장 거래가 줄고 상승세도 다소 주춤하겠지만 바로 집값이 잡히기는 어렵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토허제가 유일한 집값 상승 요소도 아니기 때문에 물꼬가 트인 상승 흐름을 막기에 역부족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실제 주택가격 상승을 얼마나 제어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규제의 단순한 효과뿐 아니라 거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애초에 충분한 숙고 없이 실행된 측면이 크다. 오 시장은 "'잠삼대청' 아파트 305곳의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전후 상승률이 미미하다"고 했다가 불과 하루 만에 "아파트값 상승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과도하면 다시 규제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또 이번에 토허제 지정 기간을 6개월로 정한 것은 추후 상황을 보고 다시 해제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집값 급등의 불씨를 담고 있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런 식으로 규제를 자꾸 변수로 만들게 되면 일정 기간 집값을 잡아놓는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또 터질 상황을 남겨둔 것"이라며 "오는 7월로 예정된 스트레스 DSR 규제를 감안하면 좀 더 지켜볼 필요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입장문을 내고 "최근 계속되고 있는 전국의 집값 침체기는 강남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를 키우고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어떤 부작용을 낳을지는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강남 중심으로 벌어진 집값 상승은 누그러질지 모르지만 이미 부풀려진 집값은 떠받쳐질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와 지자체 등 정책 결정권자들이 일관성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추진하는 정책들은 시장에 엄청난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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