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르포]"삼성이라 믿었는데"...유탄 맞은 평택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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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삼성이라 믿었는데"...유탄 맞은 평택 부동산

설석용 기자
기사승인 : 2024-11-20 16:55:06
"고덕신도시는 삼성의 자족도시"
고덕 아파트 매매가 추락...반값 하락도
미분양 속출..."대출 받아 샀건만"

"분양가 4억5000만 원에서 시작했던 아파트가 9억까지 올랐다가 다시 5억대까지 떨어졌어요. 삼성이 안 좋다고 하니까 이 동네 집값도 빠지기 시작한 거죠. 고덕신도시 생길 때 개업했는데 지금이 제일 저점이네요."


경기 평택시 고덕동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A씨의 말이다. 

 

▲경기도 평택시 고덕동의 한 공사 현장 가림벽. [설석용 기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함께 계획된 고덕국제신도시는 평택 내 신축 단지가 가장 많이 몰린 지역이다. 1~3단계로 나눠 개발이 진행돼 1단계는 이미 입주가 끝났다. 2단계는 60% 정도 분양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3단계는 이제 시작이다. 내년 말쯤이나 토지 조성 공사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대체로 삼성전자 위기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A씨는 "고덕신도시 자체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때문에 생긴 신도시라 같은 분위기로 흘러 간다"며 "이 동네는 삼성의 자족도시"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곳은 동탄처럼 서울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대부분 삼성 직원이나 관계자가 수요자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평택 고덕신도시 일대 아파트 전경.[설석용 기자]

 

평택캠퍼스 조성 초창기인 2021년 아파트 시세가 정점을 찍었다가 최근 급락세를 보였다. 많게는 2억~3억 원 가량 떨어진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일 고덕신도시자연앤자이 전용 84㎡는 5억7000만 원에 매매거래됐는데 2021년 9월 기록한 최고가 9억 원에 비해 3억 원 이상 하락했다. 
 

또 2021년 11월 8억5000만 원에 팔린 고덕동 신안인스빌시그니처 전용 84㎡가 지난달 1일 3억 원 가량 빠진 5억8300만 원에 거래됐다.

 

평택캠퍼스 동남쪽인 평택지제역 인근 신축 단지들도 내림세다.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5일 7억8300만 원에 거래돼 지난해 6월 최고가 9억 원보다 1억 원 이상 내려갔다. 힐스테이트지제역 전용 84㎡ 매매가는 2021년 3월 8억 원의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지난 8월 6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투자 속도를 조절 중이다. 올해 초 일부 공사를 멈추고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셧다운 조치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용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지난 3분기 말 기준 미청구 공사 금액은 2조7947억 원에 이르는데 삼성 반도체 공장 건설 공사가 다수를 이룬다. 

  

▲평택 브레인시티에 공급되는 대광로제비앙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설석용 기자]

 

평택 지역의 미분양 상황도 심각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경기 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9521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이 중 30%인 2847가구가 평택에 몰렸다. 
 

특히 삼성 평택캠퍼스 호재를 기대하고 동북권역에 조성 중인 브레인시티 신규 단지가 심각하다.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평택 브레인시티 한신더휴는 일반공급 청약 결과, 총 887가구 모집에 440건이 접수되는데 그쳤다. 지난 2월 분양한 브레인시티 대광로제비앙도 1070가구 모집에 640건만 접수되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평택 고덕동 일대 미분양 상가 모습.[설석용 기자]

 

소사동에서 만난 40대 조모씨는 "3년 전에 소사동에서 미분양 된 34평 아파트를 3억9000만 원 정도에 샀는데, 그게 5억까지 올랐다가 지금 다시 분양가만큼 내려왔다"면서 "대출을 받아 샀는데, 담보로 잡힌 집값이 내려가서 대출금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미분양 아파트를 샀는데, 재미를 보기는커녕 오히려 대출금이 불안해졌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평택 부동산 시장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회복이 시장에 얼마나 반영될 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평택의 구축 단지들 가격과 신규 공급 아파트의 분양가가 비슷하기 때문에 구축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고점을 찍어본 구축 단지들은 시세가 내려갔더라도 회복 기대감에 고점과의 격차가 시세 차익으로 생각되지만, 신축의 경우 아직 고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안전한 구축으로 수요자가 몰린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가 잘 된다고 당장 수요로 연결되긴 어렵지만 어려울 땐 영향을 미치긴 한다"면서 "시간이 해결해줘야 할 문제도 있다. 구축 시세가 올라가면 신규 분양을 찾는 수요가 다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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