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5조원 미달해 지정 대상에도 못 들어
"총수는 규제 대상일 뿐, 보수 근거 아니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일가의 법인카드 및 회사 자산 사적 유용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회사 내부에서 송 회장의 고액 보수를 정당화하기 위해 '동일인 지정' 논리를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정거래법에서 '동일인'은 한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사람, 쉽게 말해 그룹의 '총수'를 뜻한다. 총수 일가의 지분과 내부거래를 공개하고 사익편취를 감시하기 위한 제도일 뿐, 별도의 직책 없이 계열사에서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자격이나 지위는 아니다.
송 회장은 한미약품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부인으로, 임 회장이 2020년 별세한 뒤 한미그룹 회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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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
한미약품 출신 김태호 전 큐어세라퓨틱스 대표는 12일 KPI뉴스와의 통화에서 "회사 내부에서 송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별도의 직책이 없어도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논리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동일인 지정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적용되는 제도인데 한미그룹은 이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의혹을 정상적으로 조사하고 시정하기보다 빠져나갈 논리를 찾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한미그룹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102개 기업집단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자산 규모가 지정 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전찬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전문위원이 법과기업연구에 게재한 '동일인 관련 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 논문 등에 따르면, '동일인 지정'은 공시의무·상호출자 및 순환출자 금지·채무보증 해소 의무 등 총수 일가에 대한 감시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 장치다.
김 전 대표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송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났음에도 20억 원 상당의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며 감사를 요구했다. 또한, 송 회장 일가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운용했다고 고발한 바 있다. 송 회장이 백화점 명품관과 항노화 전문병원 등에서 수천만 원을 결제하고, 3억5000만 원짜리 고급차량 벤틀리를 법인 명의로 구매·운용했다는 주장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도 "회장님 돌아가시자마자 벤틀리 뽑아서 타고 다니는 거 전직원이 봤는데 뭘 조작이냐", "CP(컴플라이언스)가 하지 말라는 거 다 했는데 뭐가 조작이냐" 등 송 회장 관련 비판 댓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미그룹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대해 "임직원 복리후생과 정상적인 업무 목적에 따른 집행"이라며 사적 유용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KPI뉴스 / 배지수 기자 didyo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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