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대기업 빨아들이는 사모펀드…신용도 하향·고용불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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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빨아들이는 사모펀드…신용도 하향·고용불안 우려

박철응
기사승인 : 2025-01-14 16:05:29
매각 후 SK렌터카 신용등급 하향
"사모펀드는 지원 제공할 유인 적어"
SK·롯데그룹 구조조정, 잇따라 매각
노동계 "기업 사냥꾼, 생존권 박탈 위기"

대기업 계열사들이 잇따라 사모펀드(PEF)에 매각되고 있다. 경기 악화로 구조조정 대상이 된 물량을 받아 안고 있는데, 그룹에서 떨어져나가면 신용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고용 불안을 호소하는 노동계의 반발도 거세다. 

 

14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SK렌터카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로의 매각을 거치면서 기존 A+에서 A로 하향됐고, 인수합병(M&A) 진행 중인 SK스페셜티도 하향 검토 등급 감시 대상에 등재됐다. 앞서 2019년 JKL파트너스로 넘어간 롯데손해보험도 당시 등급이 낮춰진 바 있다. 

 

▲ 사모펀드에 매각 추진 중인 롯데렌탈의 사옥 [뉴시스]

 

SK와 롯데 그룹 계열사들로부터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정하는데 이 가능성이 소멸됐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사모펀드는 일반적으로 투자수익 극대화를 중시하며, 만기 도래 전 투자 회수 의지 및 출자 재원의 한계 등으로 인해 유사시 혹은 피인수기업의 가치 제고 목적 지원을 제공할 유인이 적다"고 짚었다. 위기 때 도움 받기 어려운 '홀로 서기'를 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적극적인 사업 구조 재편(리밸런싱)에 나선 SK그룹 계열사들이 다수 사모펀드 소유가 됐다. 8200억 원에 매각한 SK렌터카 외에도 이차전지 소재 기업 SK넥실리스의 박막사업 부문(950억 원)을 어펄마캐피탈에 팔았고, 특수가스 업체 SK스페셜티(2조7000억 원)를 토종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키로 했다.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린 롯데그룹도 지난달 렌터카 1위 업체인 롯데렌탈을 1조6000억 원에 어피니티로 넘기기로 했다. 

 

사모펀드들의 막대한 자금력이 배경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2004년 4000억 원 규모로 2개의 사모펀드가 결성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3년 말 기준 136조4000억 원, 1126개로 급성장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을 인수해 왔다. 남양유업, 한샘, 오스템임플란트, 버거킹, 하나투어, 락앤락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홈플러스, 롯데카드, 다이닝브랜즈그룹(외식), 네파 등을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M&A에도 뛰어들었다. 

 

올해도 사모펀드들이 눈독을 들일만한 대형 매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6조원 대까지 예상되는 CJ제일제당의 '알짜' 바이오사업부와 이차전지 소재 관련 업체인 SKIET 등이 예상된다. 롯데그룹에서는 호텔롯데의 브랜드 L7, 롯데시티호텔,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사모펀드가 활발히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빚어지는 논란도 적지 않다. 렌터카 업체들을 사들인 어피니티는 '중국계'로 알려지며, 중국 전기차 업체 BYD와 함께 한국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자 어피니티는 지난 9일 "중국계·홍콩계 사모펀드가 아닌 글로벌 사모펀드"라며 "서울, 싱가포르, 시드니, 베이징, 홍콩 등에 거점을 두고 아시아 태평양 전역에 걸쳐 투자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25년을 대한민국에 집중해 활동해 왔다"고 밝혔다. BYD와의 협력설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노동계는 롯데그룹의 매각 추진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롯데렌탈과 자회사 롯데오토케어 노동조합은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앞에서 어피니티의 실사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롯데 측에 고용 보장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롯데그룹이 롯데렌탈·오토케어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복리후생에 대한 명확한 보장 없이 매각을 강행 중"이라며 "생존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인 노조는 어떤 희생을 감내하고라도 일터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을 결의했다. 당연한 저항"이라고 밝혔다. 

 

어피니티에 대해서는 '기업 사냥꾼'으로 규정하고 "인수한 기업에서 경영 실적이 떨어지자 사옥과 공장, 물류센터 등을 매각하고, 현금배당과 유상감자 등을 통해 해마다 수백억 원의 투자금을 회수하고, 아웃소싱과 희망퇴직 및 정리해고 등의 구조조정이 계속 이어지면서 노동자들은 심각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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