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25% 관세, 현대차·기아 이익 8조 급감"…절실한 외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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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관세, 현대차·기아 이익 8조 급감"…절실한 외교력

박철응 기자
기사승인 : 2025-03-06 16:53:15
나이스신용평가 추산, 美 조지아 신공장 고려해도 피해 커
수익 줄고 투자 부담 커지는 '이중고'
신원식 "협의, 좋은 결말 있을 것"...대행 체제는 제약

미국이 한국과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현대차의 이익이 연간 8조 원 가량 급감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거세지는 관세 압박에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해외 생산기지를 확대할 가능성이 커졌다. 피해를 최소화할 협상 전략이 절실하지만 대통령 대행 체제의 한계가 우려된다. 

 

6일 나이스신용평가는 25% 관세 부과를 전제로 현대차·기아 합산 기준 연간 '이자 및 세금 지불 전 이익'(EBIT)이 8조 원 감소해 현재 수준 대비 34% 축소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 서울 양재동에 있는 현대차와 기아 사옥. [뉴시스]

 

올해 상반기 준공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신규 공장을 통한 생산량까지 고려해도 이처럼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공장의 연간 생산 가능 물량이 30만 대 수준인데,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물량은 101만 대다.

또 자동차 시장의 치열한 가격 경쟁을 감안하면 관세를 판매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전기차 후퇴 정책도 악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 50% 달성' 등 행정명령을 폐지한 바 있다. 충전 인프라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고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도 추진 중이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전기차로의 전환을 지연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리스용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폐지가 현실화 될 경우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판매량 감소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센티브 지급 부담도 수익성 저하 요인"이라고 짚었다. 전기차 판매 축소 시 생산라인 조정에 따른 재무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미국 내 생산 공장을 더 지어 관세 칼날을 피해가려는 방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조지아주 생산공장 준공식에서 대규모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 업체 TSMC는 최근 1000억 달러(약 144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차의 현지 공장 확대 전망과 관련해 "자동차 부품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부품 조달의 현지화 및 생산지역 변경 등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관세 부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투자 부담도 커지는 이중고에 내몰릴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자동차에 한해 멕시코와 캐나다 대상 25% 관세 부과를 1개월간 유예키로 하면서 일단 시간은 벌었다.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일괄 관세도 조정이나 유예할 여지도 더 커졌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압박의 강도는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며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다른 방식으로, 아주 많이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사실과 다른 수치를 들이대며 위협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양국은 대부분 상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했고 지난해 기준 대미 실효 관세율은 0.79%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4배'는 양자 협정이 없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에 적용하는 세율인데 미국에 갖다붙였다. 

 

결국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고 무차별적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한 협상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최근 방미를 통해 관세 문제를 비롯한 조선, 에너지 등 산업 협력 방안을 상시 논의할 채널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그는 "관세 부과가 발표된 뒤에도 면제 협의가 이뤄질 수 있고, 관세를 유예받은 뒤 또 어떤 새로운 관세가 또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계속 미국과 협의해 나갈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효과적으로 우리 입장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고위 당국자들과의 회동을 위해 5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현지 취재진과 만나 "사실 양국 간 관세가 거의 없는 것이어서 이 부분(4배 언급)은 또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통상관계 부처가 미국의 상무부나 무역대표부(USTR) 등과 긴밀히 협의를 하고 있어서 좋은 결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낙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간 대화를 통한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는데, 한국은 탄핵 정국 속 '대행 체제'라는 것이 걸림돌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도 하지 못했다.

 

최 대행은 지난달 13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대미 소통과 관련해 "대행 체제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러가지로 제약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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