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말 따로 행동 따로…KT의 기술탈취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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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따로 행동 따로…KT의 기술탈취 의혹

김기성
기사승인 : 2023-11-08 13:35:31
테이블 오더 기술과 관련해 스타트업으로부터 피소
작년에는 AI 음성 합성 서비스 표절 의혹 후 수정
대기업 1호로 ‘기술보호 협약’ 참여했지만 말 뿐?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중소 협력사의 기술보호를 외쳤던 KT가 또 기술탈취 혐의를 받고 있다. 전형적인 “말 따로, 행동 따로” 경영이라는 비난을 받을만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의 모습. [뉴시스]

 

KT의 테이블오더 서비스 ‘하이오더’ 기술탈취 의혹

 

이번에 문제가 된 기술은 테이블 오더와 관련된 것이다. 테이블 오더는 음식점에서 고객이 테이블에 설치돼 있는 태블릿으로 주문을 하고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고객과 점주·종업원의 대면 접촉을 줄이고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시장은 현재 티오더라는 중소기업이 점유율 65%를 차지하면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 그런데 KT가 지난 5월 ‘하이오더’라는 브랜드로 테이블 오더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술탈취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KT에 중요 기술자료 넘겨줬더니 유사 서비스 출시

 

티오더 측이 주장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KT가 태블릿 서비스 관련해서 공동사업을 하자며 업무미팅을 요청해 이에 응했다고 한다. 미팅 장소는 서울 종로의 KT본사였고 이 미팅에는 KT의 임원과 실무자 등 8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KT측은 테이블 오더 사업의 수익성과 태블릿 제품의 사양, 그리고 POS(판매시점 관리 시스템)과의 연동 기술에 대해 캐물었다고 한다. 특히 KT임원이 자체 브랜드로 론칭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민감한 기술현안과 영업 비밀을 털어놨다고 티오더는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미팅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전체적인 기획과 운영은 KT가 하겠다는 통보를 해 왔다고 한다. 이는 티오더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고 공동사업은 없는 일이 됐다.

 

그러나 이후 KT가 ‘하이오더’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출시하자 티오더는 KT법인과 당시 대표이사였던 구현모 이사, 임원 이모 씨 등 3명을 기술탈취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KT “사실무근…자료도 이미 공개된 일반적 자료”

 

이에 대해 KT는 티오더의 주장은 사실 무근이고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며 법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오더 측과 사업 협력을 논의한 일은 있지만 서로의 접점이 맞지 않아 종료됐다고 말했다. 특히 티오더가 KT에 넘겼다는 자료들은 티오더의 홈페이지 등 인터넷에 다 공개된 것이어서 근본적으로 기술탈취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만큼 시시비비는 검찰의 조사 결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KT가 이전에도 기술 표절과 관련된 잡음이 있었던 만큼 KT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은 게 사실이다.

 

KT, AI 이용한 음성 합성 서비스도 표절의혹 제기되자 수정

 

KT는 지난해 7월 AI(인공지능)을 이용한 음성 합성 서비스인 ‘KT AI 보이스 스튜디오’를 출시했다. 이는 대본을 입력하면 감정이 담긴 AI음성으로 변환해 주는 서비스다. KT는 이 서비스를 ‘국내 최초의 감정 더빙’이라는 문구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자 AI 스타트업인 ‘네오사피엔스’가 반발하고 나섰다. 이러한 서비스는 이미 3년 전부터 ‘타입캐스트’라는 이름으로 네오사피엔스가 제공하던 것이라며 같은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국내 최초라고 한다는 게 황당하다고 반응했다. 특히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표절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과거 KT가 요청해 파트너사로 등록한 적이 있는데 그 결과가 표절이냐며 반발했다. 

 

KT는 논란이 일자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일부 수정했다. 표절 의혹에 대해 일정 부분 인정한 셈이다.

 

KT 말(기술협약) 따로, 행동(기술보호) 따로 

 

KT는 지난 2020년 6월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특허청에서 추진하던 대기업·중소협력사 간 영업비밀 보호 협약에 참여했다. KT는 이 협약에 참여함으로써 협력사에 영업비밀 보호를 컨설팅하고 관련 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협력사의 기술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보호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KT가 테이블 오더 기술을 탈취했는지 여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이 협약의 정신에 비춰본다면 KT의 행동은 지적받을 부분이 적지 않아 보인다. 중소 협력사의 사업에 뛰어들어 경쟁을 벌이는 것 자체가, 대기업 KT로서 꼭 해야만 하는 사업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모든 게 기술탈취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해당 협력사와 의심받을 만한 미팅을 가진 것도 피해야 할 일이었을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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