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 아루스에는 향그로운 차(茶)만이 있을뿐더러 고상한 음악이 있고 미술이 있고 예술이 있습니다."
1937년 7월 8일 대구공회당(현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김대근 독창회 팸플릿 뒷면에 실린 광고 문구다.
화가 이인성이 운영했던 아루스 다방의 개점 광고에는 당시 대구의 문화공간과 예술에 대한 감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의 주제전시 '그 무대, 그 광고: 예술을 지킨 동행'이 지난 2일부터 10월 5일까지 대구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대구예술발전소 3층)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과거 연극·무용·오페라·음악 등 공연 팸플릿과 잡지 속 광고를 통해 지역 공연예술의 성장 과정과 이를 후원해 온 지역민과 기업의 발자취를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팸플릿 속 작은 광고에 담긴 문장과 이미지, 상호와 로고 등은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당시 사회의 생활상과 가치관, 지역 공연예술을 둘러싼 문화 생태계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소중한 생활문화 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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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가 이인성이 개점한 아루스 다방 광고문. [대구시 제공] |
전시에서는 시대 분위기와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광고 문구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해방 이후 최초의 동인지 '죽순' 7집(1948년 1월) 광고 지면에는 "조국 재건은 나의 힘으로서"라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해 당시의 시대 정신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1953년 공연 팸플릿에 등장한 "꽃다발 사절합니다"라는 문구는 새로운 공연 관람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광고 속 전화번호와 물가의 변화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일제강점기 국번 없는 세 자리였던 전화번호가 해방 이후 네 자리로 늘어나는 과정, 1970~80년대 중반 국번이 한 자리에서 두 자리로 바뀌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1990년대 팸플릿에는 대학가 미용실 커트 가격이 1000원으로 표기돼 있어 당시의 생활 물가를 짐작하게 한다.
지역 향토 기업들의 성장과 변화상도 확인할 수 있다.
1970년대 말 지역 유통업체였던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은 자체 신용카드 광고를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섰으며 이후 백화점 내 소극장을 운영하며 문화예술 친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 갔다.
대구은행, 대구백화점, 화성산업 등 지역 기반 기업들의 광고에서는 기업 로고의 변화와 함께 기업이 추구했던 가치와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읽어낼 수 있다.
실물 전시가 어려운 광고 자료는 시대별·기업별 영상 콘텐츠로 구성해 선보인다.
KPI뉴스 / 전주식 기자 jschu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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