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석유공사, 동해 심해 탐사 지난 1월 의결… 중요 내용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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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동해 심해 탐사 지난 1월 의결… 중요 내용 비공개

서창완
기사승인 : 2024-06-16 14:36:53
이사회, 1월 26일 안건 의결… 세부 의사록 공개 거부
'운영계획 안건' 논의 과정서 관련 내용 일부 다뤄
"연말 시추 개시해 내년 초 1분기쯤 부존 여부 확인 가능"
착수금 성격 100억 마련…野 "유전 게이트 국정조사해야"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1월 이사회에서 '대왕 고래'를 포함한 동해 심해 탐사 시추 추진안을 의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연말 시추를 시작한다는 구체적 계획도 당시 논의했다.

 

석유공사는 이를 시작으로 오는 2031년까지 20여곳을 시추하는 '광개토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직접 발표하면서 동해 심해 탐사에 대한 의혹이 쏟아지고 있으나 석유공사는 적절한 해명 대신 '정보 비공개' 방침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이사회 의사록 자료와 관련해서도 동해 탐사 안건에 대한 직접 논의 내용은 공개하길 거부했다.

 

▲ 동해 석유·가스 탐사 지역.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16일에도 "유전 게이트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석유공사가 민주당 김한규 의원에 제출한 이사회 의사록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26일 이사회는 '국내 제8광구 및 제 6-1광구 북부지역 탐사시추 추진(안)'을 의결했다. 당일 의사회에는 김동섭 사장을 비롯해 재적 이사 10명과 동해탐사 실무 담당자 등 모두 20명가량이 참석했다.


석유공사는 이사회에서 두 가지 안건을 논의했다. 석유공사는 첫 번째 안건인 '2024년 운영계획안'만 의원실에 제출했다. 

 

두 번째 안건인 탐사 시추 추진안에 대해서는 "법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 이사회 의결로 비공개됐다"며 제출을 거부했다.

 

▲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1월 26일 이사회에서 의결한 안건(위)과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 비공개 사유를 적은 문건. [한국석유공사]

 

동해 심해 시추에 관한 내용은 첫 번째 안건을 논의하던 과정에서 일부 언급됐다. A 이사는 "내년에 만약 동해에서 시추가 성공하게 되면 그걸로 (석유 생산·매장량) 보완하거나 추가로 해외 탐사광구에서 매장량을 확보해 증산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앞으로 매년 3건 이상 참여해 풀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본격적으로 생산량이 확보되는 시점은 2030년부터라고 봤다.

B이사가 "광개토 프로젝트 본격 추진이라고 돼 있는데, 혹시 매장이 되어 있다면 올해 안에 부존 여부가 확인될 수 있냐"고 묻자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뒤따랐다.

A이사는 해당 질의에 "연말에 시추를 개시해 내년 초 1분기 쯤 부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정확한 매장량을 평가하려면 그 외에 평가정을 한 3~4정 더 뚫어서 규모를 평가해야 하고 4~5년 뒤에 생산될 것"이라고 답했다.

 

석유공사는 이후 공개 입찰을 거쳐 노르웨이 업체 '시드릴'과 시추 용역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 12월을 목표로 시추를 준비했다. 시추 계획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산업통상자원부에 동해 심해 석유 가스전에 대한 탐사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후 대통령이 언급한 포항 영일만 앞바다 광구의 유망성 평가 업체 '액트지오'가 구멍가게 수준인데다 동해 가스전을 15년 동안 탐사한 세계적 호주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지난해 철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업에 대한 각종 의혹이 잇따랐다.

 

민주당은 유전 게이트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등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액트지오 소유주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과 동해프로젝트 해외 검증단, 한국석유공사 관계자의 수상한 연결고리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수상한 연결고리'는 액트지오 분석 결과를 검증했다고 밝힌 데이빗 모릭 교수가 아브레우 고문의 지인이자 석유공사 동해탐사팀장의 지도교수였다는 의혹을 뜻한다.

황 대변인은 "여기에 자문단 선정 기준과 평가의 객관성에 대한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는 '액트지오의 평가 결과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의 검증을 받았다'고 했지만 정작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석유공사가 수집한 기초 데이터 분석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의 유전 게이트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고 업체 선정과 추진 과정에서 발견된 수많은 의혹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각종 의혹 제기에도 사업 강행 모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첫 탐사 시추를 위한 착수금 성격의 예산 100여억원을 마련해 둔 상태다.

정부는 올해 12월부터 4개월간 약 1000억 원을 투입해 동해 심해가스전 유망구조 7곳 중 1곳을 골라 탐사 시추를 할 예정이다. 나머지 약 900억원은 첫 탐사 시추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내년에 지급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정부의 정보 공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시추 예산에 대한 협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내년 이후 예산 확보 여부는 불투명하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지난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진상 규명 없이는 시추 예산을 늘려 줄 수 없다"고 못박았다.

 

KPI뉴스 /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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