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상생금융 참여·정비수가 인상…자동차보험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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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참여·정비수가 인상…자동차보험 '진퇴양난'

황현욱
기사승인 : 2023-12-22 10:14:21
자동차보험, 2022·2023년 이어 3년 연속 인하
정비수가 내년 3.5% 인상…손해율 커져 적자 '위험'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손해보험사들이 내년에 자동차보험료를 또 내리기로 했다. 3년 연속 인하다. 그런데 내년 자동차 정비수가는 인상된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최근 흑자 행진을 보였던 자동차보험이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손해보험사들은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3% 인하하기로 했다.

메리츠화재는 손보사 중에서 가장 큰 폭인 3% 인하를 발표했고 삼성화재와 KB손보는 자동차보험료를 2.6% 낮추기로 결정했다. 현대해상과 DB손보, 한화손보는 2.5%, 롯데손보는 2.4% 인하 계획을 밝혔다.

이번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지난해 4월과 지난 2월에 이어 세번째다. 이번 조치로 손해보험업계는 약 50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 효과가 발생할 거라고 보고 있다.

 

얼핏 자동차보험이 재작년과 작년 흑자를 냈고 올해도 흑자가 유력하니 보험료를 내리는 건 당연하게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오랫동안 자동차보험은 매년 적자를 내는, 손보업계의 '골칫덩어리 상품'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10여 년 간 자동차보험은 적자를 기록했고 이익을 실현한 지 3년도 안됐다"고 강조했다.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으로 연간 흑자를 낸 건 2001년 이후 △2017년 △2021년 △2022년 세 해뿐이다. 

 

▲2020년~2023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영업손익 변화. [그래픽=황현욱 기자]

 

동시에 내년에는 정비수가도 3.5% 인상돼 자동차보험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정비수가는 보험에 가입한 사고 차량을 정비업체가 수리했을 경우 보험사가 정비업체에 지급하는 비용이다. 정비수가가 높을수록 보험사가 지급해야 하는 돈이 많아진다. 통상적으로 정비수가가 3% 인상되면 손해율은 1% 정도 상승하게 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정비수가 인상이 겹치면 손해율이 상승할 것"이라며 "자동차보험은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빅5'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KB손해보험)의 지난달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7%에 달했다. 손보사 9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메리츠화재·KB손보·한화손보·롯데손보·흥국화재·MG손보)으로 범위를 넓히면 지난달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4.1%로 치솟는다.

 

▲2023년 11월 주요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그래픽=황현욱 기자]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은 78~80% 선이지만 지난달 기준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손익분기점을 훨씬 뛰어넘었다. 내년에는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상생금융 압박에 '울며 겨자먹기'로 자동차보험료를 내려야 하는 손보사들은 울상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상생금융 취지에는 보험사들도 공감하지만 상품을 인하하는 결정은 보험사 주체로 진행돼야 한다"라고 불평했다.
 

전문가들도 잇단 자동차보험 악재를 우려하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자동차보험 요율 인하는 보험 갱신 시점에 반영되는 만큼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요율 인하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사고보험금 중 30%가 수리비로 지급되는 점을 감안하면 점진적인 자동차보험 손익이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자동차보험료는 정부의 입김에 3년 연속 인하 결정을 해왔다"라며 "자동차보험은 손보사들의 주력 상품임에도 인하 압박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계절적으로 겨울에는 자동차 사고도 많이 발생해 손해율 상승 가능성도 커 보험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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