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전설적 무용가 최승희의 '보험든' 각선미에 일본 열도가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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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무용가 최승희의 '보험든' 각선미에 일본 열도가 후끈

UPI뉴스
기사승인 : 2021-02-04 14:25:13
[기고] 최승희 "다리는 무용 예술가에 귀중한 보물"
만화가 "찰싹 때려보니 육상선수 근육 소리 들려"
전설의 무용가 최승희는 잡지 <별건곤> 21호에서 "당신의 청춘의 자랑, 나의 보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했다.

"다리는 무용 예술가에게 가장 귀중한 보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성의 형체미로 보아 다리는 전체의 미를 구성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유명한 무용가나 여배우가 자기의 다리에 막대한 상해보험을 걸고 있는 것을 보아도 다리가 얼마나 여성의 형체미에 또는 무용가나 배우에게 얼마나 귀중한 보물인 것을 알 수가 있겠지요." (<별건곤> 21호, 1929년 6월23일 발행 52쪽)

최승희도 실제 자신의 다리를 상해보험에 들었다. 그만큼 무용가에게는 다리가 삶과 춤을 위한 소중한 신체 부분인 것이다. 최승희의 각선미는 당시 일본 무용 팬들의 열광적인 관심거리이기도 했다.

1934년 8월 카마쿠라의 유이가하마 해변에서 '최승희 촬영회'가 열렸다. 수천 명의 팬들이 2엔(현재 약 3만 원)의 입장료를 내고 2시간 동안 자유롭게 최승희를 자신의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1934년 8월, 카마쿠라 유이가하마에서 열린 '최승희 촬영회'에 등장한 최승희. 수천 대의 카메라 앞에서도 생생한 아름다운 모습을 한껏 드러냈다. 이 사진은 쇼와시대 사진가 쿠와바라 키네오의 2등 수상작이다.

촬영회 주최측인 '오레엔탈 사진공업사'는 제출된 사진을 심사해 시상도 했다. 1등상이 어떤 작품에 돌아갔는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나 2등상을 받은 작품은 밝혀져 있다. 수상자는 쇼와(昭和)시대의 사진가 쿠와바라 키네오(桑原甲子雄, 1913-2007)가 자신의 최승희 작품을 사진집 <도쿄 1934-1993(신조사, 1995)>에 수록했기 때문이다. 쿠와바라 키네오의 작품도 최승희가 다리를 쭉 뻗은 생동감있는 동작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최승희의 다리는 저널리스트의 관심사이기도 했다. 팬들이 열광하는 만큼 신문과 잡지가 최승희의 다리를 기사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일본의 여성잡지 <후진(婦人)구락부> 1936년 10월호에는 시사만화가 와타 쿠니보(和田邦坊, 1899-1992)가 최승희를 인터뷰해서 실은 코믹터치의 기사가 실렸다.

▲일본 여성잡지 <후진(婦人)구락부> 1936년 10월호에 실린 와타 쿠니보의 최승희 인터뷰 기사. 

와타 쿠니보는 어두운 요리집 현관에서 구두를 찾는 기생을 위해 백 엔짜리 지폐에 불을 붙여 밝혀주는 천박하면서도 거만한 졸부의 모습을 그린 만화가로 유명해졌다. 오늘날 이 작품은 일본 중고교의 교과서에 실려 있을 만큼 와타 쿠니보는 재치 있고 인기 있었던 만화가였다.

최승희를 인터뷰한 와타 쿠니보의 기사 중에는 최승희의 다리에 대한 내용이 길게 나온다.

"(최승희는) 키가 커서 자리에 앉자 맨살이 드러난 정강이가 내 쪽으로 '불쑥' 튀어 나온다. 나는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정강이에 (이상한 곳을 바라보는 것이 실례이긴 하지만) 얼굴을 가까이 대고 뚫어져라 바라보면서, 훌륭한 다리구나, 키누에 양(육상선수)과 같은 다리네, 달리기를 하면 틀림없이 빠르겠어, 하고 혼자 생각하면서, '당신의 다리를 보니까 운동하는 직업을 갖도록 타고 났네요' 하니까, '그저 긴 것뿐이지요.' 하면서 자기 정강이를 내려다보며 찰싹 때렸다."

▲ <후진구락부> 1936년 10월호 144쪽에 실린, 와타 쿠니보가 최승희의 다리를 '찰싹' 때려보는 모습을 그린 자필 만화.

"'나도 한번 때려 봐도 될까요?' 하고 물으니, '좋아요' 한다. 그래서 나도 찰싹 때려봤다. 특이한 소리가 나지는 않았지만 살이 단단해서 키누에 양의 다리를 때려보았을 때와 같은 소리가 났다."

최승희의 다리를 히토미 키누에(人見絹枝, 1907-1931)의 다리에 비교한 것은 다소 과장이었을 것이다. 히토미 키누에는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의 여자 8백미터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일본에서는 전설적인 여성 육상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친 과장은 아니었을 것이다. 히토미 키누에도 인터뷰한 적이 있던 와타 쿠니보였던 만큼 최승희와 히토미 키누에의 다리를 비교한 것이 실없는 농담이었을 리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승희의 다리는 단지 튼튼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그의 다리는 '아름다운 다리'로도 정평이 나 있었다.

도쿄 일간지 <니치니치신문(日日新聞)>은 독자들에게 사은품으로 제공할 1936년의 달력을 제작하면서, 계절의 여왕 5월의 사진 모델로 최승희를 선정했다. 이 사진에 나타난 최승희의 다리는 단단한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내고 있었다.

▲<도쿄니치니치신문>이 독자들에게 사은품으로 제작한 1936년 달력에서는 5월의 사진 모델로 최승희가 선정됐다. 최승희의 단단하면서 아름다운 다리가 한껏 드러나 있다.

조정희 (최승희 연구가 ·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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